도구를 4개 만들었습니다.

45세 파이어 시뮬레이터, 복리 스노우볼 계산기, 저축률 → 은퇴까지 계산기, 그리고 연금저축·IRP 세액공제 계산기. 코드로 치면 별거 아닌데, 직접 써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.


숫자를 마주하는 게 불편했습니다

솔직히 말하면, 처음에 파이어 시뮬레이터를 만들고 나서 바로 내 숫자를 넣어보지 않았습니다. 잠깐 망설였어요.

“지금 페이스로 가면 몇 살?”

그 답이 45가 아닐 것 같아서요. 아니, 정확히는 — 45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는데, 숫자로 딱 나오는 게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. 막연하게 “언젠간 되겠지”가 “55세 도달”로 바뀌는 순간은 조금 다른 느낌이거든요.

그래도 넣었습니다. 결과를 보고 슬라이더를 움직였습니다. 저축률을 올리면 숫자가 확 줄어드는 걸 보면서, 처음으로 “저축률이 제일 중요하다”는 말이 머리가 아니라 배로 들어오는 기분이었습니다.


만드는 게 재미있고, 쓰는 게 더 재미있었습니다

복리 계산기는 만들기 쉬웠습니다. 그런데 쓰면서 72의 법칙 숫자를 계속 바꿔보게 되더라고요. 수익률 7%면 10년에 두 배. 당연히 알던 건데, 내 초기 금액 넣고 내 수익률 가정해서 보니까 다르게 느껴졌습니다.

연금저축 계산기는 제가 매년 헷갈리던 거라 특히 써먹었습니다. 올해 얼마 더 채워야 하나, 한도가 어떻게 되나, 해마다 찾아보던 거를 이제 그냥 열면 나옵니다. 만든 직후에 실제로 제 수치를 입력하고 “아, 이만큼 더 넣으면 이만큼 돌아오는구나”를 확인했습니다.

이게 괜찮더라고요. 찾아보는 거랑 내가 만든 도구로 확인하는 거랑 느낌이 다릅니다.


파이어는 목표인데, 도구는 습관인 것 같습니다

도구를 만들기 전에는 파이어가 좀 추상적인 목표였습니다. “언젠가 자유롭게.” 근데 시뮬레이터를 열어두고 슬라이더를 조정하다 보면, 그게 조금씩 구체적인 행동 문제가 됩니다. 저축률 1% 높이면 X개월 당겨진다, 연금저축 한도를 채우면 Y만원 돌아온다.

숫자가 있으면 결정이 쉬워집니다. 아니면 최소한 — 어디서 힘을 써야 할지는 보입니다.

도구 10개 목표 중에 아직 6개가 남아있습니다. 남은 것들도 결국 같은 이유로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. 내가 헷갈리거나, 내가 보고 싶거나, 내가 매달 쓸 것들.


다음에 만들 것

ISA 절세 시뮬레이터입니다. “ISA가 좋다는데 내 경우엔 얼마나 좋은지”를 계산해 본 적이 없어서요. 비과세 한도랑 분리과세랑 일반계좌랑 비교해서 숫자로 보면, 또 좀 다르게 보일 것 같습니다.

만들고 나서 또 써보겠습니다.


#89fire #파이어족 #경제적자유 #개인기록 #회고